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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텍스트 힙(Text Hip)’ 열풍, Z세대는 왜 다시 종이책을 펼치는가
작성자 : 강대신문
작성일 : 2026-09-04 00:36:41
조회 :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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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년월일 : 제1439호 2026년 9월 7일
발행일 : 2026-09-07


 ‘텍스트 힙(Text Hip)’열풍, Z세대는 왜 다시 종이책을 펼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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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Text)와 '멋지다'라는 뜻의 '힙하다(Hip)'를 결합한 신조어 '텍스트힙(Text Hip)'이 Z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텍스트힙이란 책과 문장, 시 등 텍스트를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문화로 소비하는 현상을 뜻한다. 지식을 탐구하는 전통적 독서에서 나아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굿즈처럼 수집하거나 책 표지 인증샷을 SNS에 공유하며 독서를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이자 개성 표출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숫자로 증명된 ‘글 읽는 멋’… 20대 독서율 성인 중 압도적 1위

이러한 흐름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객관적 데이터로 입증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74.5%로 성인 전체 평균(39.6%)보다 두 배 가까이 높으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통 현장의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3년 교보문고 시집 구매자의 약 46.7%가 2030 세대에 집중됐으며, 예스24(YES24)의 2024년 상반기 집계에서도 1020 세대의 문학 도서 구매량이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등 ‘텍스트 소비’의 주역으로 청년층이 부상했다. 오프라인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도서 축제인 ‘2024 서울국제도서전’ 관람객 15만 명 중 약 70%가 2030 세대로 집계됐으며, 인스타그램 내 ‘#텍스트힙’, ‘#북스타그램’ 등 관련 게시물은 15만 건을 돌파했다.

 

‘반(反)도파민’과 ‘느린 읽기’… 디지털 피로감이 만든 ‘글 읽기’ 트렌드

20대 트렌드 연구기관인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와 독서 문화 전문가들은 텍스트힙의 핵심 동인으로 ‘디지털 피로감’에 따른 ‘반(反) 도파민’ 현상을 꼽는다. 15초 안팎의 자극적인 숏폼 영상과 알고리즘 공세에서 벗어나, 스스로 문장을 읽어 내려가는 느린 읽기로 디지털 디톡스와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중문화 평론가들은 “자극적인 영상 미디어 속에서 종이책을 펼쳐 들고 문장을 곰곰이 씹어보는 행위 자체가 역설적으로 가장 신선하고 ‘힙한’ 자극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K-팝 아티스트들의 독서 인증 문화 등과 결합해 텍스트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긍정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패션 독서’라는 비판적 시선 넘어 주체적 사고의 공간으로

그러나 텍스트힙을 바라보는 시선에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중매체에서 책의 내용보다 ‘책 읽는 나’라는 연출된 이미지에 집중하는 모습을 풍자했듯, 일각에서는 이를 보여 주기 식 패션 독서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성인 절반 이상이 연간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독서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텍스트힙이 일부 감성 도서나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표지의 책에만 쏠려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교육계 및 문화 전문가들은 청년층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시점에서 텍스트힙이 독서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 발판이 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수동적인 정보 수용에서 벗어나 스스로 문장을 선택하고 소화하는 과정 자체가 능동적인 지적 주체성 회복으로 작동한다는 분석이다.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대학가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강릉캠퍼스 도서관에서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활용한 ‘아침 독서’ 프로그램(매주 1권 소식 받기, 연간 52권 독서)을 운영하며, 오는 10일(목)에는 정세희 강사를 초청해 ‘뇌를 깨우는 특급 솔루션’ 특강을 개최한다. 텍스트힙이 일시적 SNS 챌린지나 과시용 소비에 그치지 않고, 대학생들이 글을 매개로 주체적인 사고력과 정체성을 구축하는 지속 가능한 독서 문화로 뿌리내리길 기대해 본다.


 

김서윤 기자
<seoyoon61103@kang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