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 강대신문 > 학술
내가 바른 선크림, 산호를 죽이다
작성자 : 강대신문
작성일 : 2022-05-21 17:00:03
조회 : 126
첨부파일 : 1.png (219.58KB) 다운로드 : 16
호년월일 : 제1358호 2022년 5월 23일
발행일 : 2022-05-23

내가 바른 선크림, 산호를 죽이다


우리가 흔히 선크림이라고 부르는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바르는 화장품을 말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미네랄 성분으로 자외선을 산란시키는 물리적 차단제와 유기 성분으로 자외선을 흡수한 뒤 열로 환원하는 유기적 차단제로 구분된다. 특히 유기적 차단제는 단순한 보호막을 처리하는 것이 아닌 화학적 작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옥시벤존,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옥티녹세이트 등의 성분이 포함된다. 그중 옥시벤존은 자외선을 흡수해 열로 방출하고 인체에 해가 없는 안전한 성분이다. 그러나 선크림에 포함된 이 성분이 산호 백화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옥시벤존은 벤조페논-3(benzophenone-3)으로도 불리는 백색 또는 회백색의 분말이고 빛에 대한 안정성이 우수하지만 EWG Skin Deep 8등급 성분으로 내분비계 이상, 피부 염증, DNA 돌연변이, 호흡기 및 소화기 장애, 알레르기, 불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산호는 촉수를 가진 산호충이 모인 동물이다. 산호의 입 주변에 있는 촉수 폴립은 동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폴립 속에 든 조류(藻類)와 공생한다. 폴립 속에 사는 조류인 주산텔라(Zooxanthellae)는 광합성으로 얻은 산소와 영양분을 산호에 공급한다. 그런데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을 만나면 산호는 폴립 속의 조류를 내보내고 하얗게 변해 죽어가는 백화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백화현상의 대표적인 원인은 수온 상승이지만 선크림의 옥시벤존성분으로 백화현상이 가속화된다. 옥시벤존은 어린 산호에 기형을 초래하고 성장과 번식에 악영향을 가져와 생태계를 위협한다.


 

1.png 384X288

호주 헤론 섬 부근 대산호초의 일부가 백화현상으로 색이 바래 있다. (출처: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옥시벤존, 산호를 집어삼키다

2015년 하와이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옥시벤존은 62ppt(1조분의 1)의 농도만으로도 산호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림픽경기장 규격의 수영장 6.5 개를 채운 물에 단 한 방울의 옥시벤존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농도다. 2017년 하와이 마우이 해변에선 옥시벤존이 최대 4252ppt, 옥시노세이트는 최대 1516ppt까지 확인됐으며 선크림 14천 톤이 산호초에 닿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66월에 하와이에서 열렸던 국제산호초심포지엄에 의하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미국 플로리다 키스제도의 산호들은 정자와 난자를 생산하지 못해 번식할 수 없었다. 반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바다의 산호들은 정상적인 번식력을 가지고 있었다. 해변에서 바른 자외선 차단제가 바닷물에 씻겨나가면서 만조기에 바다의 옥시벤존 농도가 더 높아지는 것이 원인이다.

하와이 주섬의 산호초 56%가 백화현상을 나타내는 등 파괴가 심각한 상황이다. 산호초는 세계의 바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에 불과하지만, 해양 동물의 25% 정도가 산호 주변에서 서식한다. 국외 한 일간지에 따르면,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은 산호초는 해양 생물들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음식, 약물, 관광업 일자리까지 다양한 혜택을 준다.”라고 전했다. 또한,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주지사는 선크림 금지법은 산호초를 보호하고 복원력을 높이는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라며 기후변화, 육지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 인한 오염, 외래종의 침입 등에서 산호초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산호를 보호할 수 있는 행동

산호를 보호하는 선크림은 해양 유해 성분이 함유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옥시벤존과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가 포함되지 않은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해야 산호를 보호할 수 있다.

우리 대학 박세진 교수(화장품과학과)와 김소연 대학원생에 따르면 옥시벤존은 백화현상뿐 아니라 DNA 손상 및 성장과 번식에도 악영향을 주며 최근 산호를 포함한 다양한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보고됐다고 한다. 최근 이산화티타늄 (titanium dioxide, TiO2) 또는 산화아연 (zinc oxide, ZO)이 주성분인 무기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이 권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옥시벤존 (벤조페논-3)이 포함되지 않은 물리적인 차단제 즉, 무기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1nm 이상의 입자 선크림 또는 국내 선크림의 경우 -나노 (non-nano)’ 제품의 선크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유기자외선 차단제가 전 세계 모든 산호와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환경 보호를 위해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라며 피부의 건강과 환경을 위해 선크림 구매 시 모든 성분을 꼭 확인해 피부에 자극을 줄이면서도 환경을 생각한 착한 선크림사용을 추천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기자

<aj1062@kang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