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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한 분야에 장시간 집중한 결과
작성자 : 강대신문 학술부
작성일 : 2017-11-18 21: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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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년월일 : 제1267호2017년11월20일
발행일 : 2017-11-20

노벨상, 한 분야에 장시간 집중한 결과

과학계를 새로 쓴 중력파·저온전자현미경·24시간 생체리듬

 

 알프레드 노벨의 위대한 업적은 폭약을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다이너마이트의 발명이었다. 그런데 이 다이너마이트가 전쟁과 범죄에 악용되면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아 노벨에게는 ‘죽음의 상인’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진다. 이에 알프레드 노벨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만든 다이너마이트가 악용되는 것에 괴로워하다가 다이너마이트로 번 돈을 기부해 노벨상을 설립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렇게 제정된 노벨상은 1901년부터 매년 인류의 발전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과학적 영광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달 2017년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됐다. 물리학상은 중력파 탐지에 대한 대표연구자 3명, 화학상은 저온 전자현미경을 개발한 3명, 생리·의학상은 생체리듬을 발견한 3명 등 새로운 발견 또는 개발로 학계에서 주목을 받은 이들에게 노벨상이 주어졌다. 또,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행동심리학교수 리처드 탈러가 각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번 노벨상 수상자들 중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업적과 노벨상을 받게 된 연구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관측소 길이만 4km, 중력파관측소 LIGO

 라이너 바이스, 킵 손, 배리 배리시 등 3명의 물리학자는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를 통해 지난 2015년 최초로 중력파를 관측, 그 업적을 인정받아 2017노벨물리학상을 받게 됐다. 

 천체의 중력 붕괴나 두 개의 중성자 별(별이 폭발할 때 생성되는 밀도가 매우 큰 별)합체, 초신성폭발 등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방출될 때 우주의 시공간이 일그러지는데, 그 일그러짐이 파도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중력파’라고 한다. 과거 뉴턴의 법칙은 중력을 물체와 물체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할 뿐 중력이 어떤 방식으로 각각의 물체에 작용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때문에 뉴턴의 법칙으로 천체를 관측하면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이 법칙에 의문을 갖고 지구와 우주에서 성립하는 중력법칙, 즉 일반상대성이론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내린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이고, 이때 중력파의 존재를 언급했다. 아인슈타인은 이 중력파를 통해서 별이 폭발해 질량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중력이 요동치고, 질량의 분포가 시간에 따라 변하면서 시공간이 휘어 사방으로 퍼진다는 것을 예측했다. 하지만 중력파를 관측하지 못해 여태껏 그의 연구는 미완성의 이론으로만 남을 뿐이었다. 그렇게 존재할 것이라고 추정되던 중력파를 1백 30여 년 만에 관측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중력파의 검출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검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전자기파를 이용해 우주를 관측해왔던 천문학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요컨대 블랙홀의 경우 지금까지 그 외부만을 간접적으로 관찰했다면, 이제는 질량이나 자전여부까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또한 빛이 거의 나오지 않아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중성자별의 내부가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어 별이 어떻게 생성되고 변화하는지 이전보다 훨씬 더 폭넓고 구체적으로 우주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중력파가 검출되지 못했던 이유는 ‘중력’의 특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에 따라 중력을 서로 다른 물체가 질량에 의해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중력은 시공간 자체를 휘게 만드는 힘이다. 즉 중력파도 시공간 자체의 왜곡이라는 것인데, 문제는 이 시공간의 왜곡을 실험적으로 검출하기가 까다로울 뿐더러 중력파의 세기가 아주 미약하다. 물질에 작용하는 네 종류의 힘으로는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 등이 있는데 중력은 그중 가장 약한 힘이다. 때문에 중성자별이나 블랙홀 정도의 엄청난 밀도와 중력을 지닌 물체가 가속운동을 해야만 중력파가 발생해 지구에서 검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주역인 LIGO에서의 측정법은 바로 위치에 따른 중력파의 차이를 보는 것이다. 먼저 길고 직선으로 이어진 4km길이에 내부는 진공으로 이루어진 실험실을 준비하고 이와 같은 실험실을 약 3천km떨어진 곳에 하나 더 설치했다. 3천km거리에 또 다른 실험실을 둔 것은 두 곳에서 발생한 시간의 오차로 중력파의 방향을 알기 위해서이다. 그 다음 각각의 실험실에서 같은 시각에 레이저를 쏘고 그 변화를 관측하고 비교하는 것이다. 빛은 파동의 성질을 가지므로 중력파와 간섭현상(두 가지 이상의 파동으로 새로운 파동이 생기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간섭현상을 4km떨어진 위치에 따른 미세한 차이를 확인하는 실험이었다. 2015년 9월 14일 비로소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게 되고 최초의 중력파를 확인하게 됐다. 이 중력파 검출은 50년에 걸쳐 20여 개국 출신 1천여 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인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바탕으로 만든 성과이며 힉스입자 발견과 더불어 현재까지 물리학에서 21세기 최고의 성과라고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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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상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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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인 핸포드 연구시설이다. 반사된 레이저의 파장변화로 중력파를 검출한다.



저온전자현미경, 세 분야가 합쳐진 성과
 리처드 헨더슨, 자크 뒤보셰, 요하임 프랑크는 생체분자를 고화질로 관찰할 수 있는 저온전자현미경(cryo-EM) 기술을 개발해 2017노벨화학상을 수상하게 됐다. 
 전자현미경이란 빛으로 물체를 보는 광학현미경과 달리 전자로 물체를 보는 장치다. 현미경의 해상도는 빛의 파장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범위에서 빛의 파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뚜렷한 해상도를 높이는데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전자현미경이다. 전자는 빛처럼 파동성을 가진다. 그 파장이 빛보다 매우 짧아 전자의 파장을 이용하면 더 작은 부분까지 관찰이 가능하다. 이런 전자현미경이 발전함에 따라 바이러스와 같은 매우 작은 나노단위 입자의 관찰이 가능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전자현미경으로 미세한 입자까지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에 기여한 사람이 바로 리처드 핸더슨이다. 리처드 핸더슨은 원래 ‘X선 결정학’을 전공한 사람이었다. X선 결정학은 먼저 시료를 고분자의 결정으로 만든 다음 X선을 쬐어 원자단위 크기까지의 물체를 3차원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이다. 그는 과거 세포막에 박혀있는 단백질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으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래서 그가 다른 대안으로 찾은 것이 전자현미경이다. 그는 전자현미경으로 대략적인 세포막 단백질의 기본적인 구조를 알 수 있었고 이에 그치지 않고 전자현미경의 해상도를 높이는 연구를 통해 전자현미경의 해상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번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저온전자현미경 또한 기본원리는 전자현미경과 같다. 저온전자현미경은 수분을 포함하는 세포나 수용액에 존재하는 생체 분자를 초저온상태(영하 1백90℃)로 유지하고 고정 혹은 염색을 하지 않은 자연적인 상태로 관찰하는 전자 현미경이다. 원래 시료가 얼게 되면 얼음 결정으로 인해 세포가 손상을 입으며 얼음결정들로 전자의 파장이 변화해 정확한 자료를 얻기 힘들었다. 그래서 2017노벨화학상 수상자 중 한 명인 자크 뒤보셰는 물을 급속으로 냉각할 경우 결정으로 배치되는 시간이 모자라 원래 모양대로 굳어버리는 현상을 이용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물 분자의 일정한 결정 생성을 막기 때문에 전자의 파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요아힘 프랑크는 두 사람의 연구에서 평면적인 데이터를 3차원으로 구현한 사람이다. 
 요아힘 프랑크는 다각도에서 찍은 평면적인 이미지를 합치면 3차원인 이미지가 나올 것이라고 가정하고 컴퓨터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했다. 원리는 수많은 평면이미지를 통해서 고화질의 평면이미지하나를 만들고 이런 고화질의 평면이미지를 통해서 3차원의 모형을 만드는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정밀한 3차원 구조를 이미지 처리프로그램으로 완성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을 완성한 이후 프랑크는 세포소기관 중 하나인 리보솜의 3차원 구조를 발표했고 그 뒤로 발전을 거듭하며 이제는 세포 내부까지 알 수 있게 발전했다. 
 이러한 노력들로 2013년에는 X선 결정학 수준의 해상도를 얻는데 성공했고 이제는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 굳어버린 세포들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 굳어 있는 세포들을 연결하면 세포들이 활동하는 동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생화학분야의 엄청난 발전이라고 노벨위원회와 BBC에서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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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상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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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전자현미경에서 세포나 조직 등을 급속 냉각 시키는 유리화 기술은 필수이다. 사진은 바이러스를 유리화시킨 모습이다.
24시간 생체리듬, 생리의학의 새로운 페러다임
 제프리 홀, 마이클 로스바쉬, 마이클 영은 사람을 비롯한 동물·식물의 생체주기를 연구하고 이를 규명해 2017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에게 노벨상을 수여한 연구는 ‘circadian rhythm(24시간주기리듬)’으로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졸린 이유를 규명해낸 연구다. 우리의 생체리듬은 태양 및 지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밤 0~3시 동안 깊은 수면에 빠지게 되고 새벽 5시에는 체온이 가장 낮아지며 아침 6시에는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5시에서 6시 사이는 몸이 가장 불안정한 때라고 한다. 특히 지병이 있는 사람들이 아침에 주의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오전 10시쯤에는 집중력이 상승해 급한 일이나 작업들을 더 빠르게 처리 할 수 있다고 한다. 오후 6시에는 체온이 가장 높게 상승하며 점점 밤이 되면서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성분이 나와 잠을 자게 유도해준다. 이를 24시간 생체리듬이라고 한다. 이번 수상자들은 1980년도부터 생체리듬을 연구했으며 유전자와 단백질사이에 일정한 리듬이 형성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들이 한 실험은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이다. 초파리의 24시간 생체리듬을 알아낸 뒤에 특정한 4가지 유전자를 변형시키자 초파리의 생체주기가 변화하는 것을 알아냈다. 이후 연구들을 통해서 세포내부에 자기유지시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자기유지시계란 밤에 유전자 활성을 차단하는 PER단백질과 이 단백질의 축적을 방해하는 DBT단백질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혀냈다. 또한 이것은 초파리뿐만 아니라 다른 다세포 생물에게도 같은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연구는 잠이 부족하고 생체 리듬이 규칙적이지 못한 현대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여행에서 발생하는 시차적응과 같은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의학계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체리듬을 이용하여 약효가 가장 좋은 시간대를 알고 약을 투여할 수 있고 가장 안전한 시간을 알고 수술을 하면 수술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생체리듬이 깨질 경우에는 면역체계가 약해져 다른 질병에 걸리기 쉽고 심혈관계 질병, 수면장애, 치매, 당뇨, 종양들이 생길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한다. 이는 생체시계가 우리 몸의 호르몬, 체온, 수면 그리고 신진대사와 같은 요인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연구는 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것이다. 단백질과 호르몬의 연결고리를 찾았으니 생체리듬을 우리가 임의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바쁜 일상 속에서도 건강한 생활을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7노벨상 중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은 모두 인류를 위한 새로운 발견과 개발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연구자들 모두 한 가지 연구에 집중했다는 사실이다. 한 가지에 집중한 끝에 결국 이들의 연구는 최고의 상이라고 할 수 있는 노벨상에 선정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한 가지에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만들어져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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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의학상 수상자들
<참고문헌> 
The Nobel Prize in Physics 2017 
The Nobel Prize in Chemistry 2017 
The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 2017
이의재 기자<dldmlwo0413@kang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