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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지구의 몸부림, 지진
작성자 : 강대신문 학술부
작성일 : 2016-10-08 17:18:43
조회 :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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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년월일 : 제1242호 2016년 10월 3일
발행일 : 2016-10-03

살아있는 지구의 몸부림, 지진


  그동안 한반도는 지진에 안전하다,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면서도 지진은 옆 나라 이야기로 치부하곤 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5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1시간 후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다. 경주에서는 12일 이후 보름간 약 4백40회의 여진이 일어났다. 경주에서 일어난 강진의 여파는 서울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컸기에 전 국민이 지진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더 이상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젠 모두가 인정한다. SNS상에서는 자신도 진동을 느꼈다고 증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곧 특정 날짜에 보다 더 강력한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루머가 떠돌았다. 학계에서도 이번 지진의 원인을 밝히면서 동시에 지진이 또 일어날지에 대한 각각의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지진을 일으키는 환경적 요인을 통해 한반도의 지각 상태를 진단하고, 이와 관련해 첨예하게 갈리는 주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지진 관련 용어 정리
- 진원 : 최초로 지진파(진동)가 발생한 지점. 땅속에서 지진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
- 진앙 : 진원 바로 위의 지표면. 지진이 일어날 때 가장 피해가 큰 지역.
- 단층 : 지각이 두 개의 조각으로 끊어져 어긋난 지질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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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 : 지진의 크기를 나타내는 절대적인 척도.
- 진도 : 지표면의 흔들림을 나타내는 상대적인 정도. 사람이 감지하는 느낌, 구조물의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규모와 진도는 혼동하기 쉬우나 분명 다르다.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진앙으로부터 가까운 지역에서의 진도는 크게 산정되고, 진앙으로부터 먼 지역에서의 진도는 작게 산정된다. 본지에서는 기준을 분명히 하기 위해 규모의 개념만을 사용했다.)

이 순간에도 지구는 움직인다

  지구의 표면이 흔들리는 현상 ‘지진’은 자연재해 중 짧은 시간 내에 가장 큰 피해를 초래한다. 과거에는 인간이 막을 수 없는 초자연의 힘으로 간주됐는데, 옛 인도인들은 땅을 받치는 코끼리의 움직임으로 땅이 흔들렸다 생각했고, 몽골인들은 커다란 개구리가 땅을 짊어지고 움직여서 지진이 일어났다 생각했다. 18세기 과학의 발전으로 지진의 근원을 찾아 연구를 시작하기 시작했고, 판구조론이 제기되면서 지진 연구가 본격화된 건 불과 1백 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세기 후반부터다.

  지구의 내부 구조는 표면에서부터 지각, 맨틀, 외핵, 내핵으로 이뤄져있다. 맨틀은 약 4000℃가 넘는 핵의 열을 받아 꿈틀거리는 뜨겁고 끈적끈적한 암석이다. 맨틀의 바로 위에는 지구의 표면을 덮고 있는 지각이 있다. 지하 깊숙히 핵 근처에 있는 고체 맨틀이 핵의 열을 받아 뜨거워져서 위로 상승해 지각과 만나게 되면 차갑게 되어 다시 하강한다. 하강한 맨틀은 다시 뜨거워져 상승하고, 지각과 만나 차가워져 하강하기를 반복하는데, 이를 맨틀대류라고 한다. 지구를 덮고 있는 지각은 판이라고 불리는 수십개의 조각들로 구성돼 있다. 맨틀 위에 떠있는 이러한 판들은 맨틀대류의 움직임에 따라 함께 움직인다.
  이렇게 움직이는 판들은 서로 이웃하는 판끼리 가까워지거나, 멀어지거나, 또는 스쳐지나가면서 서로를 향해 충돌한다. 이러한 충돌 과정에서 서서히 지각이 비틀어지고 결국 끊어지면서 단층과 지진을 야기한다. 그러므로 판과 판 사이의 경계가 되는 지역에 지진이 자주 관측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의 동남부에 위치하면서 판 경계로부터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 위치해 있다. 판 경계면에서 벗어난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판 경계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과 비교했을 때 시간적·지역적으로 불규칙적으로 발생하고 빈도수가 낮으며 규모도 작다. 한반도는 일반적으로 지진활동이 심하지 않은 판 경계에서 벗어난 위치에 있었기에 그동안은 비교적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주 지진에 대한 국민적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공들인 탑을 무너뜨리다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지질학자 찰스 다윈은 “하나의 지진만으로 한 나라의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지진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지진과 함께 발생하는 여진, 지진해일(쓰나미, 산사태, 화산 등이 이어져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대규모의 지진이 몇 차례 발생했지만 지진계가 최초로 개발돼 지진기록을 체계화시킨 1880년대를 기준으로 볼 때, 세계 최대 규모의 지진은 1960년 칠레 대지진이다. 칠레는 영토 전체가 전 세계 지진의 90%가 발생한다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다. 그동안 칠레에서는 규모와 진도 모두에서 최고 수준(모든 것이 파괴됨)의 지진이 4차례 일어났다. 그중에서도 1960년에 발생한 칠레 대지진은 지진해일이 태평양 전체에 영향을 끼쳐 하와이, 일본 등에까지 사상자를 낳을 정도로 그 피해가 상당했고, 또 광범위했다.
  2004년 인도양에서 발생한 규모 9.2의 해저 지진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쓰나미를 야기했는데, 당시 이 쓰나미는 히로시마 원자폭탄과 비슷한 위력을 보였고 23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한반도에서도 지진은 꾸준히 발생했다. 기상청에서 작성한 한반도의 역사지진목록에 의하면 서기 2년에서 1904년까지 총 1천8백97회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들 중 최소한 40회는 인명 및 재산 피해기록이 있는 대규모 지진이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기록 중 규모가 가장 큰 지진은 1681년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규모 7.5의 지진이다. 당시 기록에는 우레 같은 소리가 나고, 벽이 무너지고, 집의 기와장이 떨어졌으며, 바닷물이 진동해 마치 물이 끓는 소리처럼 들렸다고 한다. 또, 이 지진은 팔도로 이어졌는데 서울의 한 행인이 말을 타고 가다가 지진에 놀란 말이 달아나는 바람에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이후 1963년 국립중앙관상대에 세계표준지진계가 설치됨으로써 지진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측 이래 가장 규모가 큰 지진이 바로 지난달 발생한 경주 지진이다. 이번 지진으로 사망자는 없었으나 일부 부상자가 발생했고, 또한 통신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또한 지진에 대한 공포가 SNS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지진 대피 요령과 앞으로 언제 지진이 일어날 것인지에 관한 글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경주 지진 원인; 양산단층 vs 새로운 활성단층

  이렇다보니 학계에서는 이번 경주 지진으로 말미암아 한반도의 지각상태를 진단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주 지진의 원인과 지진의 재발 여부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일고 있다.
  먼저 양산단층을 지진의 원인으로 보는 입장이다. 양산단층은 경주 부근 지역을 남북으로 잇는 활성단층(여전히 움직여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단층)인데, 만들어진 시기가 비교적 오래되지 않아 지질구조가 연약하다. 때문에 2011년 동일본 지진의 영향으로 양산단층이 흔들려 그 여파로 지진이 일어났고, 양산단층 내에 쌓인 에너지가 제때 해소되지 않은 채 이웃하고 있는 다른 단층들에 자극을 줘 4백 회가 넘는 잦은 여진을 발생시켰다는 것이다.
  양산단층이 아닌 새로운 활성단층이 존재하고 그것이 경주 지진의 원인이라 보는 입장도 있다. 양산단층을 가로질러 남북이 아닌 동서방향으로 뻗는 활성단층의 존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지난 7월 울산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고 연이어 경주 지진이 일어난 것이 이 활성단층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확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특정 주장과 예측에 대해 섣불리 단정할 수 없음은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바이다. 그렇다면 결국 현재 가장 시급하게 논의돼야 할 사안은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한반도와 나 자신을 지진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다.

예측은 어려워도 대책은 마련돼야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지구를 덮은 여러 판들의 성질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지진이 주변 환경에 따라 대지진으로 확대되거나 반대로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지진이 일어난 전적을 수집하고 통계 분석을 통해 어느 지역의 단층에서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지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대학교 장성준 교수(지구물리학과)는 “활성단층은 폭과 길이에 비례해 지진 규모가 더욱 커지는 만큼 사전 대비를 위해선 정밀 조사가 필수”라며 “그러나 현재 한반도 전역의 활성단층 분포를 연구한 결과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해 사전 대비를 위해선 철저한 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으로부터 각각 2012년과 작년에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이 활성단층으로 판명됐다는 용역 보고서를 받았음에도 이를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책임 논란이 일었다.
  1995년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고베 지진 이후 일본 정부는 약 1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의 활성단층 분포 현황을 조사해 2천여 곳의 활성단층을 확인했다. 이후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 개발에 집중한 일본은 현재 지진 발생 5초 이내로 경보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을 예상해 복구계획을 효율적으로 세움으로써 지진 복구가 독보적으로 빠르다. 지진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발빠른 정보 수집과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정부의 문제만은 아니다. 경주 지진에 따른 공포가 확산되면서 재난 교육의 중요성은 커졌지만 현행 교육과정에 서는 지진 등의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 교육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1차 지진이 있던 당시 경북지역 88개 학교 중 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학교는 42개였고, 2차 지진까지도 대피하지 않은 학교가 11개라고 한다. 전국 약 53만 명의 교직원 중 안전관련 직무연수 15시간을 이수한 비율은 38.8%에 그쳤다고 한다. 교직원 3명 중 2명은 아직도 재난 대피법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예측하기 어려운 지진에 대한 최고의 대응책은 지진의 위험성을 언제나 인지하여 언제라도 지진과 마주했을 때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그 요령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도는 지진에 안전한가?

  지난달 12일 저녁 8시경, 우리 대학교 BTL 학생생활관 주차장에 학생들이 나와있다. 이들은 강원도에까지 전해져온 경주 지진의 여파를 감지하고 주차장으로 대피한 학생들이었다. 예기치 못한 지진에 학생들은 당황한 기색을 역력했다. 비록 이번 지진의 진앙은 아니었어도 이 같은 지진이 강원도에서도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지 않는가?
  장성준 교수는 이에 대해 “오대산과 영월에서 발생했던 지진으로 미뤄보아 이들 지진을 유발한 활성단층이 도내에 있을 수 있으나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단, 도내에 지진이 일어난다면 “퇴적물 위에 위치한 분지형인 춘천이 진앙이 될 경우, 퇴적물 분지 구조에서는 지진파가 증폭되기 때문에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도 전했다.
  또한 장 교수는 지진은 현재까지 예측 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지진이 일어난 순간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지진에 대처하는 요령>
지진 대피 요령.JPG 472X560

<참고문헌>
김소구, 실용지진학, 기전연구사, 2011.
이덕기 외 3명, 1681년 6월 12일, 17일, 그리고 26일 양양-삼척 근해에서 발생한 지진기록의 분석, 대한지구물리학회, 2004.
좌용주, 리히터가 들려주는 지진 이야기, 자음과 모음, 2010.
전명순·전정수, 한반도 및 주변의 지진 메카니즘 특성,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