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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토론에서 답을 찾는 '하브루타 토론'
작성자 : 강대신문 학술부
작성일 : 2016-11-19 18: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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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년월일 : 제1246호 2016년 11월 21일
발행일 : 2016-11-21

◆유태인들의 교육방식, 하브루타


자유로운 토론에서 교육의 답을 찾는 '하브루타 토론'

사소한 것에서부터 의논하고 질문하는 습관이 창의적인 사람을 만든다



친구와 함께 하는 효과적인 공부법

  초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을 세 가지 이야기 해보라고 하면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선뜻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대답을 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준비해 발표한 내용이나 구구단, 수학여행과 같은 직접 체험한 것들이 전부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억도 하지 못할 지식들을 왜 공부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태인들보다 지능도 높고 공부시간도 길다. 그러나 전 세계 노벨상 수상자의 30%가 유태인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노벨상 수장자는 고작 한명이다. 그것도 노벨평화상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과 유태인들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대부분 유태인들의 노벨상 수상 배경을 ‘독서’와 ‘대화’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독서와 대화를 일상화한 것이 하브루타이다. 이는 전 세계에 흩어져 억압받던 유태인들이 공간도 자유롭지 않고 스승을 찾거나 불러들일 여건도 되지 않아서 만들어낸 방법이다. 그리고 유태인들은 3800년 동안 지속적으로 하브루타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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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떠들며 공부하는 하브루타 토론법은 지식을 인지-재인지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메타인지라고 한다.


  하브루타는 히브리어로 친구라는 뜻이다. 그러던 것이 짝을 지어 질문하고 토론하는 교육 방법을 일컫는 말로 확대돼 사용되고 있다.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며 토론을 진행하는 이 교육 방식은 조용하면 집중이 잘된다는 보편적인 사고에 시끄러운 것이 오히려 집중이 잘될 수 있다는 새로운 사고를 제시한다. 또한 두뇌를 즐겁게 해 뇌를 격동시키고 창의력과 인성을 개발하기 위한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 낸다. 계속되는 질문과 대답은 협상력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공
부한 다음에 24시간 후에 기억하고 있는 지식의 비율을 나타낸 학습피라미드를 보면 하브루타가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식이라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학교나 학원에서 교사가 강의를 통해 설명하는 교육은 5%에 불과하고, 학생들이 책상에 앉아 열심히 읽으면서 공부하는 것이 10%, 시청각교육은 20%에 불과하다. 또한 현장견학은 30%의 효율성을 갖는다. 그런데 토론은 50%, 직접 해보는 것은 75%,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90%의 효율을 갖는다. 우리는 강의와 설명을 듣고, 읽으면서 외우는 수업이 대부분이지만, 유태인 들이나 핀란드인들은 친구와 토론하면서 서로를 가르치고 직접 경험까지 한다. 공부시간이 가장 김에도 불구하고 핀란드인들과 유태인보다 효율이 좋지 않고 결과가 좋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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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L(National Training Laboratories)에서 표현한 학습 효율성 피라미드. 이에 따르면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것보다 학습자들이 서로 배운 내용을 설명했을 때 더 효율적이다.


  하브루타의 방식은 삼각형 모양의 형상을 띤다. 이는 텍스트와 두 파트너로 구성된 삼각형이고 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은 대부분 질문-답하기의 형태이다. 그리고 이 삼각형에서는 세 가지 행동이 일어나게 된다. 먼저 학습자와 텍스트 사이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 텍스트적 행동이 있다. 이때의 학습자는 큰소리로 텍스트를 읽고, 텍스트를 재 진술해 보고, 텍스트 구조를 분석하고, 질문을 하고, 다른 해석들을 비교 평가하게 된다. 두 번째는 개인내적 행동으로 학습자가 자신의 내적인 가치관에 중점을 둔 행동이다. 여기서 학습자는 텍스트의 해석을 발전시키기 위해 자신의 선입견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파트너의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세 번째는 대인관계적 행동이 있다. 이는 두 파트너 사이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 행동이다. 학습자는 텍스트를 해석하는 과정에서도 파트너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경청해야하고 코멘트하며 파트너의 이야기에 질문을 해 파트너가 텍스트를 해석하는데 지원을 해줘야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구체화되어 총 여섯 가지 단계가 하브루타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경청하기, 명확하게 하기, 의문가지기, 초점 맞추기, 지원하기, 도전하기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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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하브루타 교육법이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된 것은 2012년 탈무드하브루타연구회가 발족된 후다. 이후 관련 서적이 출간되고 세미나가 개최되며 미디어에 소개되는 등 하브루타는 큰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우리 대학교 또한 지난 4일 아산관 101호에서 교수학습개발원 주최로 하브루타 토론 교수법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교수학습개발원장 김선희 교수(철학과)는 “제4차 산업 시대에는 빅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정보를 창조하는 인재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고 새로운 지식은 무엇보다도 학습자들 간의 협동학습을 통해 더욱 풍부하게 재생산될 것”이라며 “다양한 문답형식을 사용하는 하브루트 러닝이 혁신적인 방법으로서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브루타와 세 가지 선물

  유태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이 준 세 가지 선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세 가지 선물은 하브루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먼저 첫 번째 선물은 ‘부족함’이다. 탈무드에 보면 “가난한 아이들을 보라, 그들에게서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유태인들은 지식과 지혜를 부족함의 산물로 생각 했다. 그리고 신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며 선사한 척박한 사막을 비옥한 토지로 바꾸기 위해 창의적인 활동을 계속했다. 그 결과 유태인들은 여러 분야에서 성공을 이루었다. 부족함이 풍부함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족함은 의구심과 호기심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의구심과 호기심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해 계속해서 질문을 하게 된다. 부족함은 토론의 기본인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두 번째 선물은 ‘배움’이다. 배움은 부족함의 결과이다. 배움은 유태인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유태인을 대표하는 특성이다. 유태인들은 말 그대로 부족하기 때문에 배워야 했다. 무엇을 하기 위해, 무엇이 되기 위해, 또는 누가 시켜서 하는 배움이 아니라 말 그대로 배움 자체를 중요시하고 배움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문화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억압받는 상황 속에서 스승 없이도 배움을 지속하기 위해 하브루타를 만들어 냈다.
  세 번째 선물은 ‘책’이다. 여기서 책은 특정한 한 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기록 그 자체를 의미한다. 그리고 유태인의 책은 토라에서 시작된다. 창조와 역사를 테마로 하여 유태인들의 행동양식을 담고 있는 토라(율법)는 1500년 동안 말과 행동으로 전달됐는데 단순히 말과 행동으로만 전달되다 보면 잊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에 기록되었고 그것이 ‘탈무드’이다. 탈무드는 처음 6권에서 분량이 계속 늘어 지금은 6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하다’, ‘공부하다’라는 뜻을 가진 탈무드의 구성을 보면 그들이 해석의 자유를 중시 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구성을 보면 가운데는 본문이 자리 잡고 있고 양옆으로 할아버지와 손자의 해석과 코멘트가 달려있다. 이는 탈무드가 과거에 어떻게 이해되고 해석 되었는지 보여준다. 또한 과거의 지혜를 현재의 관점과 생각으로 바라보라는 일련의 교훈이 담겨있다. 이는 다른 사람의 관점에 경청하고 도전하기도 하는 하브루타의 방식을 보여준다.

진리의 조각을 맞춰나가는 하브루타

  “교육이란 똑같은 생각을 찍어내는 국영 공장이다” 영국의 소설가인 노먼 더글라스가 한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정해진 기간 동안 똑같은 교육을 받는다. 특정한 지식들을 외우고 암기하고 특정한 것들에 대한 경험을 강요받는다. 학교라는 국영공장에서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대학교 4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낸다. 실낙원의 저자 존 밀턴은 올바른 민주사회를 확립시키기 위해 공론장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공론장은 다양한 반론과 비판이라는 필터를 만들어내는 토론의 장이 돼야 하고 합의는 이러한 토론의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하브루타 교육이 보편화된다면 공론장을 형성하기 위한 필수조건인 토론을 더욱 효과적으로 행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을 싫어하는 현상도 점차 해소될 것이다.
  또한 존 밀턴은 진리의 조각이 파편화 된 채로 나누어져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기에 인간은 진리의 조각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존재가 돼야 한다. 존 밀턴이 자신의 저서 『아레오파지티카』를 통해 당시 의회가 실시한 출판허가제를 비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진리의 조각은 파편나 있고 성직자의 말이 아닌 성서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다양한 종파가 나오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틀리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패턴화 된 교육과 경쟁은 당시의 출판허가제가 표방한 이단억제의 양상과 별반 다른 점이 없다. 그리고 자유롭게 다양한 의견을 펼치는 하브루타 토론은 성서의 자유로운 해석을 인정하는 존 밀턴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
  우리나라는 말에 의한 교육을 하고 있다. 단순히 선생이 강의를 하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식이다. 웃어른에 대한 예의와 존경이라는 이름하에 반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교육을 진행하는 선생들이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 주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정해진 틀에 맞춰 교육을 하고 기업에서, 사회에서 원하는 가치만을 제시한다. 진리의 조각들을 맞춰나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조각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대학교 김선희 교수(철학과)는 “하브루타 교육은 주어진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을 중시하며 상대방의 생각을 경청함으로써 자신의 생각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각을 알게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고 다른 한편으로는 생각과 생각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이 교육법이 진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품고 있다”며 “진리는 스스로 얻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 중요하고 하브루타는 이를 가르쳐주는 교육법”이라고 전했다.
  하브루타 러닝을 통해 탈무드를 교육하는 유태인들은 스승이 없어도 공부를 할 수 있으며 자신들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한다. 그들의 교육에는 수직관계가 없다. 단지 같이 공부하는 동료만 있을 뿐이다. 때문에 작은 것 하나에도 경청하고 배우게 된다. 하브루타 토론은 배움의 영역을 확장시켜 주고 깨닫게 해준다. 또한 하브루타 토론은 우리에게 이야기 해준다. 현명한 사람은 바보가 현자에게 배우는 것보다 더욱 많은 것을 바보에게서 배운다는 사실을 말이다.

<참고문헌>

김보경, 「유대인 하브루타 학습의 이해와 정착을 위한 과제」, 기독교학문연구회, <신앙과학문>, 2016
존 밀턴, 「아레오파지티카」, 임상원 역, 나남 2013
전성수, 「벨상 30% 최고의 공부 방법 하브루타」, <한국수학교육학회 학술발표논문집>, 2016
헤츠키 아리엘리, 김진자(공동저술), 「탈무드 하브루타 러닝」, 국제인재개발센터, 2015

이우정 기자 <minerva000@kang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