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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을 수놓은 복숭아 꽃의 항연 예술을 찾아 그곳에 발을 내딛다
작성자 : 강대신문사 문화부
작성일 : 2016-08-05 15:13:02
조회 : 202
호년월일 : 제1230호 2016년 3월 21일
발행일 : 2016-03-21

◆ ‘춘천 선사 고대문화, 예술로 꽃피우다’ 전시회를 다녀와서

춘천을 수놓은 복숭아 꽃의 항연 예술을 찾아 그곳에 발을 내딛다

 

 임근우(강원대 미술학과 교수) 작가의 ‘춘천 선사 고대문화, 예술로 꽃피우 다’가 지난 7일 국립춘천박물관에서 개막했다. 이번 특별전은 춘천의 고대 유 적·유물, 고고학을 바탕에 두고 작가의 시선으로 현대미술을 접목해 과거와 현 재, 미래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융합형 전시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춘천박물관과 KT&G 상상마당 춘천, 춘천문화예술회관, 춘 천미술관, 갤러리4F 등 5개의 전시실에서 개막하여 첫날부터 국내·외 문화예술 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지에서는 임근우 작가의 특별전을 돌아보고 그의 작품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을 기자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임근 우 작가를 만나 이번 전시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무한한 시공간, 복숭아 빛으로 물들다

 

 그의 작품에는 가늠할 수 없는 시간 들이 담겨져 있고 그러한 시간들이 하나 의 우주를 형상화 한다. 기본적으로 시 간과 공간이 뒤틀려 있는 것이 임근우 작가의 작품 속 공간이다. 여기서 아이 러니 한 점은 시간과 공간의 관념이 뒤 틀려 있는데도 그 시간과 공간이 확실하 게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도원경 (속세를 떠난 별천지, 무릉도원이라고도 한다)이라는 하나의 완벽한 공간을 만 들어 내는데 사용된다. 그럼 무엇이 그 의 시간을 비틀어 낼까? 그의 시간을 뒤틀어 내는 대표적인 소 재는 다완과 중절모이다. 다완은 과거의 시간을 나타내는 유물이다. 작가는 이러 한 과거의 산물을 뒤집어 놓음으로 중절 모라는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 낸다. 작 가의 작품을 보면 중절모가 다완을 뒤 집어 놓은 형태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절모가 고고학자를 나 타내는 형상으로 사용돼 시간의 공유는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고고학자라 는 존재가 과거의 유물을 발굴해 현대 로 가지고 오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유 물이 후대까지 남는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고고학자는 미래를 만들어내는 존재 로 볼 수도 있다. 즉 그의 작품 속에 있 는 유물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 모 두를 지니고 있고 그러한 시간들을 찾아
내어 붙잡아내는 것이 초월자인 고고학 자(작가)라 할 수 있다. 또한 작가는 심 산유곡이나 신문의 납판 등과 같은 과거 의 공간 위에 그가 상징적으로 사용하 는 소재들을 그려 넣는다. 이 또한 공간 적 뒤틀림을 붙잡아 놓는 임근우 작가 만의 특색 있는 기법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까 의문이 든 기자는 관람객 들에게 질문을 했다. 갤러리4F에서 관 람하고 있던 서경하 양(경영학과·13학 번)은 “채색된 동물의 머리에 꽃이 피어 있는 부분과, 채색되지 않은 화석같은 동물들이 그림속에 조화롭게 배치돼 있 어 과거와 현재, 미래가 소통하는 느낌 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또 국립춘천 박물관에서 아이와 함께 전시를 구경하 던 춘천시민 박한숙 씨는 “아크릴 물감 을 사용해 입체적으로 채색을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게 놀랍다”고 이야기했다. 임근우 작가의 작품들을 보다 보면 그 가 그려내는 유토피아적 상상력과 그만 의 독특한 순수함에 매료된다. 또 새로 운 유토피아를 발굴하기 위해 나 자신 을 작품 속에 내어 주게 된다. 이는 그가 집착한 고고학적 심상과 그곳에 놓여진 기상도라는 미래적 상징이 만들어 내는 효과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 과거가 떠 오르고 미래가 궁금해지며 현재를 사유 하게 된다. 그러한 궁금증은 작품 속에 나를 놓게 만들고 그 속에 있는 복숭아 꽃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생각하게 한다.
 다섯 개의 전시관에는 임근우 작가가 ‘만능 엔터테이너’로 정평이 난 이유를 보여 준다. 춘천 미술관에는 그림이 아닌 설치예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2002 월드컵 때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전시 한 작품은 그 당시의 열띤 응원 메시지 를 품고 있고, 밀리니엄을 기념해서 만 든 타임캡슐 작품은 옛 추억을 떠오르 게 한다. 타임캡슐의 경우 1천9백99개가 전시돼 있는데 작가의 말에 의하면 나머 지 하나인 2천번째 타임캡슐은 작가 자 신이라고 한다. 그 속에 담겨진 물건들을 바라보면서 어쩌면 그 2천번째의 타임캡 슐이 관람객인 ‘나’도 될 수 있겠다는 생 각이 들었다. 갤러리 4F에 있던 작가의 그림 속 동 물의 조형물이나 국립춘천박물관에 있 는 금관을 모티브로 만든 동판 등도 작 가의 영역이 그림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 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자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국 립춘천박물관이다. 이곳에는 작가의 작 품과 그 작품에 모티브로 사용된 유적 이 함께 전시돼 있다. 이 전시 방법은 고 고학적 유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작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한 그림 속에 있는 유물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흥미 거리였다. 마 치 TV속에서만 보던 유명 인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외에도 갤러리 4F에 는 최근 4년 이내 선보인 최신작이 전시 돼 있고, KT&G상상마당에는 ‘상상’, ‘옳’, ‘봄봄’ 등 한글을 주제로 한 독특한 작품 들도 전시돼 있으니 봄바람을 느끼며 산 책길에 확인해 보아도 좋겠다. 작가는 계속해서 유토피아를 말한다.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복숭아꽃이 동양 의 유토피아라 할 수 있는 도원경을 연 상시키고 작가가 만들어낸 말과 젖소, 기 린을 합친 동물이 풍요로움과 역동성, 명예로움을 중시하는 작가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무한대의 표시에 하트 모양을 넣어 무한한 공간과 시간 속에 사랑이 라는 속성을 관통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도 하나의 유토피아이다. 작가는 이러한 소재들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여 춘천을 무릉도원으로 그려내 고 있다. 이것은 유토피아는 세상에 없 는 장소가 아니고 우리가 존재하는 이 장소도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담은 작가의 메시지가 아닐까?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임근우 작가는 “작품이 완성될 때는 작 가가 작품을 만들어 낼 때가 아니라 누 군가가 그 작품을 보고 느꼈을 때”라고 이야기했다. 갤러리4F와 KT&G상상마당의 경우 다음달 3일까지로 예정돼 있던 전시기 간을 다음달 6일까지로 연장했다. 오는 26일, 다음달 2일에는 모든 전시관을 순 회하는 아트투어 버스도 운행되니 임근 우 작가의 작품을 또다른 모습으로 완성 시키기 위해 전시관들을 돌며 느끼고 사 유하라고 권하고 싶다.

 

임근우(미술학과 교수) 인터뷰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가?

 예술가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 지 않고 모든 곳에서 작품의 소재를 얻는다.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 語默動靜)’ 일상생활의 모든 순간순 간이 작품에 숨결을 불어 넣는다 할 수 있다. “지금부터 영감을 받고 작품 을 하나 완성해야지”라는 개념이 아니 다. 이는 창작을 위해서는 모든 순간순 간에 몰입을 해야 한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영감은 얻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이 위대 한 것이다.

슬럼프에 빠진 적은 없는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나 미래로 간 다고 해도 예술을 할 것이다. 항상 즐 거운 마음으로 창작을 했고 아무리 까 다로운 작품을 창작하더라도 힘들다 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내 인 생에 예술이 없다면 사는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창작을 할 때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하는가?

 사실 모든 것은 작가의 컨셉이다. 대 중과 소통하기 위해 작품을 쉽게 만들 수도 있고, 예술성이 짙게 들어간 작품 을 창작하기 위해 어려운 작품을 만들 어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쉬운 그림이라 고 해서 예술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 고 어려운 그림이라고 해서 대중적이 지 않은 것이 아니다. 백남준, 이중섭, 박서준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 는가? 모두 판매하기 위해 그림을 그 린 작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훌륭한 작가로서 인정받고 있지 않는 가? 애초에 예술성과 대중성을 이분법 적으로 나누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단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자신만의 작품 을 창작해 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 하다.

현대 예술을 어렵다고 이야기하며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준다면

 작품을 볼 줄 모른다며 그냥 지나 치는 것은 정말로 무식한 것이다. 처 음부터 아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 렇게 피하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회(고전 예술) 에 가면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아는 척을 하며 감탄사를 남발한다. 그러 나 미술 전시장에서는 모른다고 당당 히 이야기 한다. 예술은 그 시대의 시대정신을 감상 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모른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정말 부끄 러운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부끄러 운 줄도 모른다. 몰라도 아는 척하고, 즐기려하고, 노력해야 한다. 예술을 즐 기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삶의 의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지능과 지혜만 가지고 있는 호모 사피 엔스가 아니지 않는가?


대학생들에 하고 싶은 말 한마디

 작품 속에 들어있는 사람들의 생각 을 보고 느끼면서 사고의 지평을 넓혀 야 한다. 그 누구보다 깨어있고 넓은 생각을 가져야 하는 것이 대학생 아닌 가? 작품이 완성될 때는 그림을 그리 고 채색이 끝났을 때가 아니다. 누군 가 그 작품을 보고 소통하고 느꼈을 때이다. 대학생들이 예술을 어렵게 생 각하지 말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예술 가들의 작품을 완성시켰으면 좋겠다. 그것이 바둑 속에서 알파고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낭만이며 인간과 기계가 다른 이유이다. 점수에 목을 매며 성 공만을 위해 정해진 수순대로 살아가 는 것은, 단순히 이기기 위해서만 바 둑을 둔 알파고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갤러리4F, 춘천 미술관 등 무료로 이 용할 수 있는 곳이 상당히 많다. 그런 데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바보 같은 것이다.

 

이우정 기자 <minerva000@kangwon.ac.kr> 박다은 기자 <deaun5332@kang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