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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삶을 돌아보는 공간, 일시정지 시네마
작성자 : 강대신문사 문화부
작성일 : 2016-08-10 13:10:21
조회 : 252
호년월일 : 제1236호 2016년 05월 23일
발행일 : 2016-05-23

영화를 통해 삶을 돌아보는 공간, 일시정지 시네마

영화는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작품 감상을 통해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더욱 가치있는 삶을 위해 노력하게 하는 예술 장르이다. 또한 시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영화가 상업의 논리에 따라 다양하게 표출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이 폐지됨에 따 라 정부 지원금이 끊겨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한 예술영화전용 관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예술영화전용관이란 상업성과 대중성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은 영화관으로 그 대표적인 예로는 독립영화관이 있다. 따라서 예술영화전용관은 비멀티플렉스상영관이며 독립영화상영관이라고 이해해도 지장이 없다.

 이러한 실정 속에 최근 우리 대학교 인근에 ‘일시정지 시네 마’라는 독립단편영화 상영관이 생겼다. 이번 문화면에서는 독립영화관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고, 영화의 다양 화에 기여하고 있는 ‘일시정지 시네마’의 유재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우린 왜 특정영화만 접하는가?

 인기가 있는 영화가 매진되어 보지 못 한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자본 주의 사회에서 많은 관객의 관심이 쏠 린 영화들에 극장이나 배급사가 더 많 은 스크린을 할애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 할 수 있다. 문제는 대형 제작사의 작품 들이 수요보다 지나치게 많은 스크린을 점유해, 이들이 다른 영화들의 상영 기 회까지 앗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돈을 주고 사서 보는 상품이기도 하지만 문화이기도 하다. 만일 지금처럼 대형 제 작사들의 영화들이 스크린을 싹쓸이하 다시피 하는 상황이 계속 된다면 영화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문화적 후진성이라 는 덫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화비 디오법)에 따라 2002년부터 매년 20곳 내외의 예술영화전용관을 선정해 지원 해왔다. 이에 따라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보기 어려운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영 화들을 예술영화전용관을 통해 그나마 지금까지는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영진위가 그 간 시행해온 ‘예술영화전 용관 지원 사업’을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 사업’으로 변경하면서 영진위 지원 으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며 예술영화 의 다양성을 이어가고 있던 예술영화전 용관들이 잇따라 폐업의 위기에 내몰리 고 있다.

 기존 예술영화관 중심의 재정 지원을 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 7월부터 시행을 시작한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 사업’ 은 30개의 현존하는 예술전용 영화관 중 15개를 선정해 (사)한국영화 배급협 회가 선정한 연간 48편 중 24편 이상을 정해진 횟수 및 시간대를 충족시켜야 지 원금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다. 이러한 기준을 대부분의 규모가 작은 예술영화전용관은 충족시키기 어렵다. 이에 많은 예술 전용관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실제로 이 정책 때문에 많은 예술영화 전용관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 독립영화관이 경영난을 겪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나마 영진위 의 지원 사업에 힘입어 명맥을 이어온 관들도 폐지되고 있다. 강원지역 독립예술영화관 ‘거제아트시네마’가 2014년 지 원 사업에서 탈락, 문을 닫은 것을 시작 으로 강원지역 독립예술영화관 ‘신영’이 2015년 잠정 휴관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30일 영화팬들에게 유명한 ‘씨네코드 선재’가 폐업한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스폰지 하우스 광화문’ 까지 폐관한 것이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 의 다양화와 볼 권리를 잃는 것이 아니 냐며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사업에 의해 선정된 영화를 정 해진 만큼 의무적으로 상영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작품선정 및 편성 의 자율성 침해는 물론 지원대상에 선정 되지 않은 독립예술영화는 예술영화관 에서의 상영기회마저 제한될 수 있어 영 화 생태계의 다양성이 심각하게 훼손 될 수 있다.

 

일시정지 시네마

 춘천에 ‘일시정지 시네마’이라는 이름 으로 단편 독립영화관이 생겼다. 이 영화관은 현재 어려운 실정 속에서 생긴 최초의 춘천 예술영화전용관이라는 점 에서 매우 뜻깊다. 또한 이 극장은 우리 학교 동문인 유재균 대표(영상문화학 과·08학번)가 세운 곳이다. ‘일시정지’는 잠시 멈춰 서서 영화를 통 해 삶을 돌아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화관은 상업영화 외에 다양성 영화¹ 를 접할 수 없는 지역에 단편영화, 저예 산영화 등의 다양성 영화를 상영해 지역 내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 회를 제공하고 영상문화 확산을 통해 영 상 제작 및 향유 저변을 확대하고자 제작됐다. 창작자에게는 공정한 수익 배분 을 통한 창작을 지원하고, 수요자에겐 다양한 영화를 관람하도록 도와주며, 지 역에는 문화예술과 관광 콘텐츠를 확대 하고, 영화시장에는 다양한 영화 수요를 확대해 영화시장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곳은 봉의초등학교 인근 건물에 위 치하고 있다. 1층에는 매표소, 새미나실 등이 자리잡고 있고 상영관은 지하 1층 에 마련돼있다. 150인치 스크린과 18석 의 관람석으로 이뤄진 작은 영화관이다. 이 영화관은 기존 멀티플렉스공간과 달 리 소통이 중심이 된다. 영화가 끝나면 영화에 대한 감상을 ‘세미나실’에서 함께 나누고, 포스트잇에 감상을 적는다. 이 감상은 감독에게 전달된다. 영화가 감독 의 일방향적인 대화라고 느꼈던 관객들에게 쌍방향 소통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영화관은 지난 6~7일 양일간 사전 오픈 영화제 ‘우리 동네 영화’를 개최했 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 공간의 오픈 을 알리고 공간이 품고 있는 가치를 나 누고자 기획된 영화제로 지역 출신 감독 이 제작한 단편영화 및 초청작 40여 편 이 상영됐다.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는 청춘영화 가 기획 상영됐다. 관람료는 5천원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이다. 이곳은 아직 인테리어 작업이 진행중 이라 어수선하지만 대표의 열정과 감성 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이 상영관에 대한 일정은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통 해 확인 할 수 있으며, 8월 중으로 공식 상영이 될 예정이다.

 

'일시정지 시네마' 대표 유재균 동문을 만나

유재균 대표 (영상문학과 08학번)

 

어떠한 계기로 단편영화관을 만들게 됐는가?

 다양한 영화를 보고자 하는 수요는 있지만 공급이 없는 현상을 해결하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지난해 11월에 보고 싶었던 작품 ‘더 랍스터’를 춘천에서 상영하지 않게 된 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기 위해 다른 지역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춘천에는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없 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고자 이 공간을 만들게 됐다. 또한 공급이 생긴다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성 영 화를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관객들 이 이에 대해 생소해하고 어려워한다 고 생각한다. 만약 다양성 영화를 접할 기회가 주변에 흔하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상업영화를 어려워하지 않고 당연히 보는 것처럼 다양성 영화도 어 렵지 않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단편영화관 보다는 다양성 영 화 전용관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현 실적인 여건 때문에 대안으로 단편영 화관을 기획하게 됐다. 나중에 조건이 맞는다면 ‘더 랍스터’를 일순위로 상영 하고 싶다.

영화관을 만들면서 힘들었던 점은?

 많은 후배들과 친구들이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사업 계획 수립부 터 공사, 인테리어까지 손수 처리해 어려움이 많았다. 혼자서 다 도맡다 보니 모든 일의 책임은 결국 나라는 생각이 나를 힘들게 했다. 그리고 금전적인 문제도 있다. 이 영화관을 준비하면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돈을 충당하기 버거워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관이 대학생들에게 어떠한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가?

 처음 이 영화관을 기획할 때 강원대 학교 후문에 자리 잡을 것이 계획이었다. 그만큼 대학생들이 쉽게 이 공간 에 다가올 수 있길 바랐다. 대학생들을 ‘계몽’할 수 있는 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젊음의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기회를 놓친다. 이 학교를 졸 업한 동문으로서 조금 더 산 인생의 선 배로서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자극과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그냥 걸어가는 길목에 커피한잔 가격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지역에 다양성 영화를 접할 수단들 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 내가 이루든, 나로 인해 자극을 받아 다른 사람이 만들든 어떠한 방법이든 상관없이 말 이다. 또한 영화 제작에 대한 문턱이 낮 아지면 좋겠다.


이 영화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보다도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 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관이 다른 멀티플렉스극장과 다른 점 중에 하나는 ‘세미나실’이 존재한다 는 것이다. 사람들 끼리 영화를 보고나 서 그 감정을 그냥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같이 나누고 공감하면서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8월 중에 영화가 끝나면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토론을 통해 생각을 확장시켜 결국 ‘나’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기회가 된다면 이 토론회 를 잡지 형태로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소망도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영화는 예술인데, 이 예술은 관객 수, 수익률 같이 경제 논리에 입각한 기준 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 a라는 영화가 관객 수를 백만 명을 기록하고 b라는 영화가 2백만 명이라는 관객 수를 기록했다고 가정해 보자. b영화가 a영화 보다 관객 수가 2배 더 많기 때문에 2 배 만큼의 가치를 가지는 것은 절대 아 니다. 사실 영화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기 때문에 각자에는 관객 수와 수익률처럼 눈에 보이는 지표 대신에 다 른 의미들이 자신에게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공간은 언제나 학생들에게 열려 있다. 애초에 이곳은 학생들에게 도움 을 주기 위해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린다면 언제든지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다. 많이 찾아와 주길 바란다.

다양성 영화(多樣性 映)¹: 작품성, 예술성이 뛰 어난 소규모 저예산 영화들로 독립영화, 예술 영화, 다큐멘터리영화 등이 이에 해당함

 

 


박다은 기자 <daeun533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