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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 안에서 펼쳐지는 당신의 세계 동영상으로 쓰는 일기, 브이로그
작성자 : 강대신문사 문화부
작성일 : 2018-04-07 15:09:29
조회 :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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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년월일 : 제1275호 2018년 4월 9일
발행일 : 2018-04-09

내 손 안에서 펼쳐지는 당신의 세계

동영상으로 쓰는 일기, 브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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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로그(vlog)’비디오 블로그(video blog)’ 또는 비디오 로그(video log)’의 줄임말이다. 브이로그는 블로그에 텍스트 위주로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 영상 형태로 응용돼 새롭게 탄생한 용어다.

브이로그가 주로 업로드 되는 유튜브는 효과적인 시각화로 영상 매체 사용이 급증하면서 입지가 굳어졌다. 또한 PC와 모바일 디바이스 동기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브이로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사용자 분석 사이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의 유튜브 이용시간은 257억 분으로, 카카오톡(179억 분), 네이버(126억 분), 페이스북(42억 분)을 제치고 뚜렷한 격차로 1위에 올랐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유튜브 이용 시간은 늘어나는데, 지난해 1120대는 8천만 시간, 10대는 129백만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 유튜브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나날이 원자화되는 사회에서 브이로그는 1인 미디어로 일상 속 즐거움을 주는 친구와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유튜브 CEO 수전 보이치키(Susan Wojcicki)밀레니엄 세대와 청소년 유튜브 구독자의 40%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가 친구들보다 자신을 더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유튜브와 영상 매체의 영역이 넓어져 가는 요즘, 브이로그의 출현과 그 인기는 크게 놀랍지 않다. 그렇다면 브이로그가 이토록 인기를 얻는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브이로그는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다. 주말 아침 초췌한 모습으로 늦잠을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 편의점에 가는 등 일상을 스스럼없이 공유하며 공감의 감정을 자극한다. 유명 유튜버도, 영상으로 처음 마주하는 낯선 이도 브이로그를 시청하면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또한 사진처럼 보정으로 자유자재로 왜곡시킬 수 있는 화면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어 신뢰감을 준다.

브이로그의 또 다른 강점은 대리만족이다. 브이로그는 평범한 일상뿐만 아니라 여행, 축제, 데이트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된다. 사람들은 브이로그를 시청하며 영상 속 제작자의 경험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만족감, 설렘을 만끽한다. 특히 여행 브이로그는 대리만족에서 그치지 않고 정보공유의 역할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 일본 여행을 검색하면 여행지에서 명심해야할 사항, 헷갈리기 쉬운 요소, 맛집 후기 및 추천, 쇼핑목록 추천 등 수많은 영상이 쏟아져 나온다. 길을 찾는 경우에도 영상으로 직접 보기 때문에 주변 지리를 파악하는 데도 수월하다. 또한 유학생활 브이로그는 직접 유학생활을 경험한 사람이 주변에 없더라도 영상을 통해 보고 들으며 현실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다.

한편, 브이로그를 촬영하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평범하게만 느껴졌던 일상을 순간순간 기록하며 새로운 의미를 찾기도 한다. 혹은 특별했던 순간을 영상으로 남겨 소리, 분위기, 모습 등을 모두 담아내고 편집 과정을 거쳐 자신에게 와 닿았던 느낌을 극대화시켜 기억할 수 있다.

브이로그는 연예인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누구나 기획, 촬영, 편집할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같은 일상이라고 해도 연예인과 일반인의 일상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연예인의 화려한 일과를 보고나면 왠지 모를 공허함이 남는다. 이에 일반인이 서로의 하루를 공유하며 자연스러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우리 대학교 김은지 양(바이오산업공학부·17학번)브이로그를 시청하면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일상이 자극적이지 않고 참신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립스틱을 바르더라도 유명 유투버가 협찬받아 깔끔하게 바른 립스틱보다 일반인이 일상에 쫓겨 대충 바르는 립스틱이 더 현실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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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 조은하 교수(영상문화학과)는 브이로그가 주로 사용자 개인의 일상이나 특정 관심사를 비디오로 기록하는 형식이므로 그 자체로 문화콘텐츠라고 할 순 없다고 한다. 문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구매력을 갖춘 생산품을 선보이기 위한 생산자의 노력과 그 가치를 알아보고 인정하는 소비자의 일정한 구매행위(조회, ‘좋아요’, 공유 등)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로드된 콘텐츠의 질만큼 양도 중요하고, 정기 구독자 수도 중요하다. 브이로그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된 후에는 문화 콘텐츠로서 일정한 의의가 발생할 수 있다. 추가로 조 교수는 매스미디어 콘텐츠는 대중을 목표로 생산되는 반면, 브이로그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사가 주요 콘텐츠가 된다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브이로그 촬영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싸이월드 홈페이지 시절을 회상해 보면, 방문자 수에 일희일비했던 기억이 크다브이로그에도 조회수가 있어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기록은 비공개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자신의 목소리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해 브이로그를 하는 만큼, 독창적인 주제를 발굴하거나 기존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한다. 활발하게 활동 중인 글로벌 브이로그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브이로그 아이디어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브이로그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본의 아니게 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있는 만큼 사생활 보호에 대해 생산자 스스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송출되는 만큼, 예상하지 못한 반응으로 인해 상처를 받을 수 있다온라인을 통해 업로드하므로 밀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브이로그가 업로드되는 공간은 웹, 광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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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 박진옥 양(스토리텔링학과·18)은 브이로그를 직접 촬영하며 일상을 특별하게 남기고 있다. 이에 박 양을 만나 브이로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브이로그를 처음 접한 계기와 시작하게 된 이유는?

어릴 때부터 패키지여행은 많이 가봤지만 배낭여행으로는 2014년에 떠난 유럽여행이 처음이었다. 직접 여행 일정을 짜면서 정보를 검색하던 중, 유럽여행 영상을 보게 됐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유튜버가 대중화되면서 브이로그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여행을 담은 영상이 참신하게 다가왔다. 이 일을 계기로 나도 도전하고픈 마음이 생겼고, 여행 중 사진을 많이 찍더라도 한국에 돌아오면 잘 찾아보지 않는 점이 아쉬워 브이로그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브이로그를 촬영하는 과정은 어떠한가?

개인적으로 브이로그에 일상을 방해받기는 싫어서 간단하게 촬영하는 편이라, 과하게 정성을 들이지는 않는다. 휴대폰이든 카메라든 가리지 않고 기록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거나, 담고 싶은 나의 모습이 있으면 일단 짧게 촬영해둔다. 길게 찍어야 약 1분 정도다. 그렇다보니 내 하루를 온전히 보여주는 영상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촬영한 영상이 어느 정도 쌓이면 영상을 분류하는 작업을 거친다. 요리·먹방, 풍경·산책 등 비슷한 주제로 모아서 하나의 영상으로 편집한다. 예를 들면 나의 한 주 식탁’, ‘4, 내가 걸은 길이 있다.

 

브이로그를 촬영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여행을 공유하는 방식에 있어 글과 사진으로 남기는 것 보다는, 영상으로 만드는 것이 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표현되는 것 같다. 글과 사진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보를 원하기 때문에 내가 느낀 감정이나 추억은 소외받는다. 유람선 가격이 얼마인지, 숙소 근처 맛집은 어디인지가 중요하다. 반면 영상을 찾는 사람은 여행지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한다. 부지런히 영상의 색감을 조정하고, 잘 어울리는 배경음악을 곁들이면 내 기억 속에 남은 여행지를 충분히 표현해낼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처음에는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휴대폰과 저렴하게 구매한 광각렌즈로만 촬영을 시작했다. 편집도 ‘Lightworks’라는 무료프로그램을 이용했다. 그러다 DSLR 카메라를 구입했고, 지금은 ‘Adobe Premiere’‘Adobe After Effect’ 프로그램을 사용해 영상을 편집하고 있다. 촬영장비도, 편집감각도 많이 향상됐다. 하지만 여기에서 더 욕심 부리고 싶지는 않다. 취미생활이라도 과하게 몰입하다보면 업무로 다가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취미는 취미로 남을 때 가장 재밌다. 내가 전하고 싶은 감성을 그려내기에는 지금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저 내 일상에 방해되지 않는 선을 유지하며 오래 찍는 것이 목표다.

 

정현진 기자

giny0809@k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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